병원X생활이 지난 9월 30일에 리팩토링 업데이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사다난한 시간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좋은 게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그 중에서 UIUX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처음에 어나운스할땐 유니티였는데 왜 고도엔진이 되었는지 라던가, 연출을 이식하는 과정에 있던 웃픈 해프닝이라던가 여러가지 개발과정에 일어났던 일들은 있습니다만, 플레이어에게 있어 가장 자주 보고 접하면서, 기존 플레이어도 신규 플레이어에게도 시각적으로 가장 크게 다르게 느껴질것이 UIUX기에 해당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기존의 화면과 새로운 요구사항
UIUX를 변경하게 된 경위는, 역시 리팩토링을 겸해서 ‘바뀌었다’ 라는 느낌도 있지만, 병원×생활을 스팀이나, 콘솔환경처럼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잡힌 목표는 ‘병원×생활 다움을 유지’, ‘컨트롤러, 키보드/마우스 동시 대응’, ‘추후 모바일에도 대응되도록 조율 가능한 UI 구성’ 세가지로 잡혔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많은 고뇌에 빠졌습니다.
기존의 병원×생활 다움은 무엇이었을까?
거두절미하고 들어가면 ‘저로서는 모른다’였습니다.

슬라이더가 알약 모양으로 배치되어있다거나, 곳곳에 주사기를 상징으로 하는 요소가 있거나 (마우스 커서부터가 주사기거나), 병원을 상징하는 요소가 있거나, 체온계가 있거나, 어디까지나 병원안에서 볼수 있거나 떠올릴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되었다고 추측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개인적으로 생각했을때 병원X생활의 현재의 UI는 말 그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언제 돌아와도 병원을 떠올릴수 있는 구성> 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작업 전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부분 관련해서는 나중에 원작자분과 대화하면 재밌을것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화면들, 그리고 결론

병원을 벗어난 마을의 풍경이나 상점의 풍경은 사뭇 달랐습니다. 인벤토리에서는 지퍼를 형상화 하고, 호감도에서는 칠판을, 상점에서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진열대가 호감도에는 칠판이 있고 설명하는듯한 묘사가 있었죠. 했을때 장소별로 상황별로 특색이 있고, 그 순간에 몰입될 수 있게 설계하려고 하신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페르소나 5 로열에서 무기상인 무네히사 이와이와 의료상인 타케미 타에가 각자 상반되는 테마가 있었듯이 말이죠.
그리고 저는 그것들을 걷어내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화면에 모션을 넣는다던가. 조작이 일관되지않은 부분만을 수정한다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걷어내기로 한 가장 큰 요인은 예시로 들은 게임에서는 그 화면이 해당 캐릭터의 캐릭터성을 나타내는데에 비해, 준비된 교감 요소나 그 이상으로 파고들만한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였습니다.
각 화면의 캐릭터들의 반응이나 변화를 즐기는 요소가 원판에 없었기에, 오히려 담백하게 빼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살펴본 저는 병원생활이니 UI 곳곳에 병원을 떠올릴만한 요소가 있고, 장소나 상황을 표현하려고 하셨다라고 저는 개인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주관적으로 재정의하는 병원×생활의 의미
저는 병원×생활의 UI의 테마를 다시 정하기로 했습니다.
리팩토링 과정에서 20번은 넘게 돌려보면서, 히로인이 병원에 밀접한 연관을 갖고있긴하지만, 병원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메인 히로인인 하미나에게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과 함께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게임 타이틀에서도 보이고, 게임 시작할때도 보이고, 무엇보다 이전 판에서 메뉴를 열면 항상 보게되는 히로인이였으니까요.
하체가 불편한 히로인으로서 항상 병실에만 있는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병실에서 보내고 있는 히로인입니다.
저는 그녀가 작중에 충분히 비관적으로 묘사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면모보다 긍정적인 면모를 앞세워 주인공에게 어필하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깊게 보았습니다.(사교성 5는 말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하미나와 함께하지 않는 순간, 주인공이 학교에서 거리에서 일상을 보낼 때, 하미나가 바라보는 풍경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해 저는 호기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결정지었습니다. 누군가 오기전까지 열리지 않는 문, 바뀌지않는 벽, 의자속에서. 유일하게 바뀌고 시선을 잡아주는건 바로 창밖이란걸요.
그렇게 제가 주관적으로 정한 병원×생활의 신규 UI 테마를 가로지르는 주제는 ‘창 밖, 그리고 자유’입니다.
창 밖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생각해둔 바가 있었지만 ‘자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좀 더 생각했어야했습니다. 행운이게도 평소에 주변에 가깝게 지내던 하체가 불편하신 분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병원 생활은 어떠셨는지, 입원 생활 중 들은 생각은 무엇이였는지,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다에 관한 것이였습니다. 드넓고 자유로우면서, 다리없는 물고기들이 무한히 헤엄쳐 다니는 바다.
그 분에게서 ‘바다=자유’라는 힌트를 얻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첫번째 초안은 화면을 두르는 하얀 띠가 창문을 뜻하고, 그리고 그 안에는 바다 표면의 해랑을 담는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후 기존에 있던 요소들과 색채를 가져올수있는건 하나씩 가져오고 컨트롤러 대응을 고려하며 시안을 완성했습니다.

불필요했던 인벤토리 화면을 없애고, 상점과 상품 선물을 동일한 배치로 묶고, 여러 과정을 거쳤습니다만.
‘창문을 닦거나, 빛이 기울여지는 듯한 방향성을 가진다’ 라는 트랜지션 방침들 화면들을 구성했습니다.
마무리, 바뀌지 않은 것들 그리고 넋두리

세가지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기존 PC에서의 메뉴 배치, 그리고 기존의 선택지의 UI, 퀴즈 섹션의 UI는 거의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기존 플레이어가 다시 플레이했을때 스토리의 주요 분기에서 이미 기억했던 형상이 아닌 다른 UI로 겪게되었을때 ‘다르게 진행되나? 컨텐츠가 바뀌었나?’ 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는 렌파이 버전 당시 아직 공개되지 않은 화면이 세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엑스트라 메뉴에서의 메모리, 콜렉션 화면인데요. 원작자 불건전한 닉네임님께서 리팩토리를 진행하게 되었을때, 신규 UI에 대한 청사진을 전달해주셨었습니다. 역시 포함해서 가능한 원래 화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게 구성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기존의 병생 컨텐츠는 100%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능, 플로우 정리와 새로운 테마와 함께 UIUX작업을 마무리 했습니다.
생각보다 오랜시간이 걸렸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게임인 만큼, 더더욱 많은 사람들에 의해 플레이 되고 이야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10.01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